자기기록: 듣기와 쓰기
자기를 이루는 조각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늘 조금씩 변합니다. 타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일상 속 나의 한 조각에 귀 기울이는 자기기록을 수행합니다. 시, 녹음, 스트리밍이 우리의 기록 도구입니다. 하루에 한 번, 온전히 무언가에 집중해서 듣고, 들은 것을 쓰는 과정을 통해 가려져 보이지 않던 중요한 일상의 한 부분을 드러내어 중년 여성의 자기 기록물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각자의 자기 기록을 함께 들으며 서로가 연결된 부분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지연은 바깥에서 소리를 녹음하며 경험한 순간들, 말없이 허밍으로 노래를 짓는 순간들이 좋아서 소리와 음악 작업을 시작했다. 이른 아침 뒷산을 산책하는 시간을 하루 중 가장 아끼며, 산책이 남기는 조각들을 모아보려 애쓰는 과정이 지금은 일기나 시 같은 것을 쓰는 일이 되었다. 내가 만드는 것이 어떤 기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타인을 통해 알았다. 11(십일)이라는 이름으로 몇장의 전자음악, 피아노 연주 음반을 냈고, 김지연으로 설치, 영화음악 작업을 한다. 이강일 작가와 ‘웨더리포트’라는 듀오로 틈틈이 제주의 날씨를 스트리밍 했고, 2018년부터는 제주 거로마을의 소리환경을 상시 스트리밍하고 있다. 여러 매체로 작업을 하더라도 쓰는 일이라는 점에서 통한다고 생각한다. https://teum11.github.io/JiyeonKim-11/post/news.html